[108배 97일차]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
아무리 바빠도 30초면 족하다.
사형수에게도 마지막으로 하늘을 보고 땅을 볼 시간은 주어지는 법이다.
어떤 상황에서라도 사랑을 표현하는 데 눈 한번 깜박이는 순간이면 된다.
그런데 그 30초의 순간이 너에게는 30년, 아니 어쩌면 일생의 모든 날이었을 수도 있겠구나.
만일 지금 나에게 그 3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면,
하나님이 그런 기적을 베풀어주신다면, 그래 민아야, 딱 한번이라도 좋다.
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.
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.
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
"아빠 굿나잇!" 하고 외치는 거다.
약속한다.
이번에는 머뭇거리며 서 있지 않아도 된다.
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, 읽다 만 책장을 덮고, 두 팔을 활짝 편다.
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.
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,
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거다.
굿나잇 민아야, 잘 자라 민아야
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- 이어령
그저께 도서관에서 서서 한두장 읽다가 눈물바람날꺼 같아 내려두고 온 책...
아침부터 눈물이 폭발했다.
암으로 엄마 아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어령선생님의 딸...
그 순간을 후회하고 아파하는 이어령님의 마음이 사무치게 느껴지는 글...
아 그만봐야 하는데 인터넷엔 너무 많이 널려 있어서...ㅠㅠ
햇님 달님이에게 나는 어떤 부모인가...
꼭 우리가 함께 하는 그날이 되면 이 책을 정독하겠다.
지금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슬퍼서 읽을수가 없다
몇줄만 읽어도 이 난리니...
사랑한다. 나의 햇님달님~
예전에 우리의 1년 추억을 앨범으로 만들면서 제목을 모든날이 좋아서... 라고 만들었던게 생각이 났다.
도깨비의 명대사를 가져왔던 건데...
우리의 순간을 모두 기록하고 싶어서...
우리의 순간을 모두 눈에 가슴에 담고 싶어서...
그런데 긴 인생중에 얼마 안되는 순간을 떨어져 있는 것인데...
그 찰나의 순간들조차 놓치고 있는거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.
그러하니 엄마는 글을 쓸께. 오늘 하루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
살아 있음에, 두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음에, 언제든지 볼 수 있고, 통화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
감사로 넘치는 하루를 보내도록 할께
사랑해.
추신. 오늘도 인강 출석 늦어서 선생님께 전화받고 경비실에서 콜해주셨네.
달님아. 한달만에 벌써 몇번째니 ~~~~ 내일은 일찍 일어나자~~~~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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